머리카락을 만져보면 매끄러운지, 거친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한 올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어도, 안에는 작은 빈 공간이 많을 수 있습니다.
2023년 LG생활건강 연구진 등은 현미경으로 모발 내부를 관찰했습니다. 일부 모발에서는 어두운 부분이 길게 이어지거나 군데군데 나타났습니다. 그 모발의 단면을 확인하자, 중앙에 작은 빈 공간이 여러 개 있는 구조가 보였습니다. [1]
이를 ‘다공성 구조’라고 합니다. ‘속빈 모발’은 이런 모습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빨대처럼 속 전체가 텅 비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내부의 빈 공간을 관찰했습니다. 아래는 2025년 연구에서 미처리 모발과 탈색 처리 모발을 X선 CT로 비교한 이미지입니다. 앞서 소개한 2023년 연구와는 별도의 실험입니다. [5]
머리카락 내부를 X선 CT로 본 모습입니다. 연구진은 안쪽의 어두운 부분을 빈 공간으로 해석했습니다. 왼쪽은 미처리 모발, 오른쪽은 탈색 처리 모발이며, 두 눈금은 모두 10μm입니다.출처: Kimura H, Suzuta K, Ito L. (2025), Figure 4.CC BY 4.0 · 원본 그림에 한국어 제목과 시료명을 추가했습니다. 실험 이미지와 눈금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다공성 구조가 있는 모발은 비교 모발보다 구부러짐에 버티는 힘인 ‘굽힘 강성’이 낮았습니다. 잡아당겨 끊어질 때의 강도도 낮았습니다. 머리카락의 힘을 살필 때 내부 구조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1]
같은 힘으로 눌렀을 때
속이 치밀한 모발빈 공간이 많은 모발
같은 힘으로 눌렀을 때, 속이 치밀한 모발은 ‘탄탄하게 버팀’, 속빈 모발은 ‘쉽게 구부러짐’으로 대비했습니다. 내부 구조와 굽힘 강성의 관계를 단순화한 개념 그림입니다.출처: 박현섭 외 (2023), Figure 4의 굽힘 강성 비교 결과.제작: Hair Quality Project · 설명용 AI 생성 이미지. 실제 단면이나 측정값을 재현한 그림은 아닙니다.
구부러짐에 버티는 힘과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는 탄성은 다릅니다. 이 연구에서 두 모발의 탄성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쉽게 구부러진다고 해서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1]
한편, 손상 뒤 머리끝에 남는 꺾임과 뒤틀림을 살핀 연구도 있습니다.
밀본이 2022년 공개한 학회 발표 자료에서는 반복적인 미용 관리로 손상된 곱슬 모발을 조사했습니다. 꺾이고 뒤틀린 머리끝에서는 단백질이 고르지 않게 빠져나가고, 내부 구조도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2]
하나는 빈 공간과 강도를, 다른 하나는 단백질 손실과 모양의 변형을 살핀 연구입니다. 두 연구 모두 머리카락의 끊어짐과 변형을 이해하려면 겉면뿐 아니라 내부도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속빈 모발을 타고난 특성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머리카락이 자란 뒤 받는 손상도 내부를 바꿉니다.
같은 연구에서 모발을 80℃ 조건으로 2분 동안 건조하자, 내부 다공성 지표가 27%에서 36%로 증가했습니다. 강한 세정 조건을 반복한 실험에서도 다공성 지표가 늘었습니다. 일상적인 모든 건조와 세정에 같은 수치를 적용할 수는 없지만, 외부 손상이 머리카락 안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입니다. [1]
이미 자란 머리카락을 보호하려면 다음 습관부터 살펴보세요.
열: 드라이어는 낮거나 중간 온도로 사용합니다.
마찰: 수건으로 세게 비비지 말고 물기를 흡수시킵니다.
엉킴: 린스나 컨디셔너를 사용하고, 빗질은 머리끝부터 조금씩 합니다. [4]
이런 겉관리는 더 큰 손상을 줄이는 데 필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실험처럼 특정 성분으로 모발 내부에 작용하는 관리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밀본과 대학 연구진은 19~69세 일본 여성 219명의 모발을 조사했습니다. 뿌리 가까운 부분과 뿌리에서 약 30cm 떨어진 머리끝의 내부 밀도를 비교했습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머리끝의 밀도가 뿌리 쪽보다 낮았습니다. 그런데 30대 이상에서는 새로 자란 뿌리 쪽도 연령이 높을수록 내부 밀도가 낮았습니다. 여기서 밀도는 숱이 아니라, 한 올 안이 얼마나 치밀하게 채워져 있는지를 뜻합니다. [3]
이 연구가 개선 방법까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머리끝을 손질하는 것과 함께, 새로 만들어지는 머리카락에도 관심을 기울일 이유를 줍니다.
그래서 머릿결 관리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속관리는 앞으로 자랄 머리카락을 만드는 몸과 두피의 상태를 살피는 일입니다.
겉관리는 이미 자란 머리카락의 손상을 줄이고, 윤기와 촉감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속관리를 이해하려면 모발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몸의 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장과 모발의 관계를 살피는 ‘장–모발축’은 여기서 이어지는 연구 주제입니다. 속빈 모발의 원인을 장으로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랄 머리를 위한 관리의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끊어지고 윤기를 잃으면 무엇을 바를지부터 고민하기 쉽습니다.
이미 자란 머리카락을 보호하세요. 그리고 앞으로 자랄 머리카락을 위한 속관리도 시작하세요.